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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쇠
나를 무서워하지 않는 사람은 없었다 아이부터 노인까지 철그덕거리는 소리를 낼때면 귀를 막거나 눈을 내리깔거나 조아리기까지 했다 그날도 유독 몸을 다듬었다. 몇번이고 기름칠을 했다 신발 신은 채 *‘여우사냥’이란 이름으로 궁안에 들어갔다 궁 주변엔 나와 비슷한 철들이 있었느나 철이 아니었다 그냥 작대기였다. 거기 떨지 않는 무쇠가 앉아 있었다 아니 무쇠덩이였다 칼인 나를 겁내지 않았다. 어떤 일인지 그녀 앞에선 젓가락처럼 보였을 뿐이다. 스러질 때까지 뚝뚝 잘라내었다 붉은 빛깔로 녹이기까지 했다 115년동안 나는 상처로 곪아 터진 채 숨어 지냈다. 내 몸에 쓰인 낙인은 지진처럼 갈라져 뼛속까지 숭숭 녹을 내며 살았다. 죄인 닌자, 단두대에 뉘여 있다 티끌이 되던지 국물이 되던지 조선을 호령하던 무쇠만이 알 일이다 그대만이 짓이길 일이다. *여우사냥: 1895년 명성황후 시해사건 때 쓰인 암호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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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승화
2010-03-25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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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도히 받아들였던 그분을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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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