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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지
그저 한 입, 베어 물었을 뿐인데 장염 걸려 피 토하던 백구의 항문이 흰솜으로 피어나고 있는 것이었어요 한여름, 똑같이 나누던 감자그릇도 얼큰하게 넘쳐나는 것이었어요 가난에 절인 오이는 솜 열매처럼 열려있는데 쌀밥마냥 씹어 삼킬때는 눈물이 밥그릇으로 툭툭 떨어지는 것이었어요 그릇이 냉장고에 들어갈때까지도 눈물은 마르지않아 비만에 쩔은 내 몸뚱아리가 거울처럼 비춰지는 것이었어요 기름진 밥상이 고태골로 밀려나는 그런 순간이었어요 *고태골 고태골은 지금의 은평구 신사동을 일대를 말하며, 고려때 고태(高太)라는 사람이 나라에 공을 세워 이 일대의 땅을 하사받고 이 지역에서 살았는데 자손이 없이 대가 끊기게 되면서부터 이곳을 고태골(고태 고을)이라고 부르게되었다. 예전엔 이곳에 묘지가 많았다하여 죽은이가 많은 곳이라는 뜻도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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