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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응징하려 할 때엔
예술하는 후배의 작업실에 놀러간 적 있다 후미진 곳에서 조금 천천히 걷는 작은 벌레 한놈이 눈에 띄였다 바로 죽여야 한다는 일념이 생겼다 책받침으로 내려치려는 순간, 조금 더 덩치있는 한놈이 잽싸게 나타나더니 온몸으로 작은 놈을 감쌌다 아이를 제 몸으로 포갠 채 움직이지 않았다 뭐지? 자세히 보게 됐는데 그 작은아이의 엄마 같았다 책받침을 물리고 조금더 관찰해보니 작은아이가 좀 아픈 것 같았다 두말 할 것 없이 놔주었다 아이를 데려가며 내쪽을 돌아보더니 더듬이로 두번 꿈벅인다 내게 인사를 하는 것 같았다 살려줘서 고맙다는 표정을 지으며, 다시는 이곳에 나타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는 것 같았다 미물이라도 위급한 상황이거나 아픈 몸은 다르지 않다 나도 앞으로 응징을 하는 마음 앞에서 생사 앞에서 한번 더 생각하기로 했다 마음속 칼이 있다면 버리기로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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