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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구두 수선공 이야기
날때부터 고아인 최 이병 군화를 못닦던 졸병이더라 허구헌날 고참의 신발짝 광내지 못해 핏물나듯 두둘겨 맞았겠다 3년내내 군화만 닦다 제대한 최이병 험악한 노상에 0.1평 점방을 차려 드디어 달인이 되었더라 비오는 날엔 시퍼렇게 튀나온 상처 쑤시고 아파오더라 고참의 니글대는 혀바닥을 삼킬때마다 이를 갈고 울었더라 하여간 그 시커먼 구두약으로 지문을 지워가다 여자를 만나 애를 낳고 박사를 키워내고 세간살이를 넓혀갔더라 그렇게 돈 팔려 한 40년 살고보니 웃기다 웃겨 광 못내는 인간은 다죽어야 한다고 두들겨 가르치던 그 고참이 고맙고도 그립더라 참으로 그립고 참으로 고맙더라 세상에 태어나 흐릿한 인생 반짝이게하는 법을 일려준 무뇌의 손이나마 한 가정을 끈덕지게 꾸리게 한 족치던 몽둥이가 감사하고 감사하더라 헛 참, 그게 아주 더럽게 감사하더란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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