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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크는 나무
변방에서 오래살았다 연락도 끊고 공물 바치는 일 없이 속은 편했으나 도무지 키가 크지 않았다 가끔 중앙에서 상경하라 손짓했지만 관을 쓸수 없었다. 말이 없던 탓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중앙에서 전쟁이 터졌다 지네들끼리 녹슨 화살을 나눠같다가 독을 옮은 것이다 상처를 꿰맨 사람들 화살을 돌려달라는 사람들 이도저도 필요없으니 넘긴 집한 채 도로 달라는 사람들이 한둘 생겨났다 중앙에서 밀려난 파도가 변방을 덥쳤다 변방엔 너덜너덜한 심장을 가진 사람들로 넘쳐났다 변방엔 사람이 살만한 것인가 중앙엔 아직도 버틸만한 사람들 있는가 변방 너머엔 겨우 화살 몇개 가진자와 중앙에선 아직도 자기 얼굴 잊은 자들이 줄을 지어 떼를 지어 순번을 기다리고 있었다 언제곤 그곳을 떠나겠지만 지금의 나로서는 아직 변방이 싫지 않았다. 아니 이젠 변방이 더 편해진 것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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