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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파통곡
몇 해 전 큰형이 심근경색으로 갔지만 당시엔 눈물이 나지 않았다 슬퍼도 통곡하지 않는다니 아주 맵고 고약한 동생이었다 그때 습관처럼 배운 게 파를 써는 일이었다 형의 흙 묻은 수염처럼 대파를 씻노라면 황망하게 떠난 형에게 말을 걸 것 같았다 내 죄가 하얗게 씻길 것 같았다. 대여섯 개 파를 자르면서 눈물이 펑펑 쏟아진다 콧물까지 범벅이 된다 이렇게라도 해야 고생만 하다 간 형을 맞이할 것 같았다 눈이 퉁퉁 부어야 형의 아픈 과거를 쓰담는 작은 봉분 하나 세울 것만 같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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