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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만이 세상이다
은촛대로 장식한 낡은 집 공주 품에서 놀던 시절이 그리워 자꾸 낙서만 채워가요 엄마가 아이를 재우러오면 나는 필시 어른이 될 것이에요 어른의 아빠가 되어 다복한 가족 사진으로 얼싸안고 내 병든 어깨 든든하게 초상 치르는 날 술잔이 패이도록 잔치를 베풀래요 눈물이 마른버즘처럼 피어올라 뼛가루 앙상한 풍금소리를 내요 술 받아올 힘도 없어요 제 아이가 보고싶어요 씀풍씀풍 돈도 잘쓰는 신사가 되고파요 어쩌지요 제 호주머니엔 심장 콩알만한 동전 두어개 밖에 없어요 돈많은 세상아! 저에게 힘을 주어요 하늘의 저 딸들과 땅들의 저 노동어린 땀방울에게 제가 살아있음을 나 보여주고싶어요 그림만 구원이다 들이키고 싶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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