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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무대 난곡동 언덕배기 달동네 한 달 6만 원짜리 월세방에서 수십 년간 목 터져라 연습해도 기회가 오지 않는다면 소리 지르다 내쫓기는 뜨내기에 불과한 일 그냥 그게 Y 씨의 일상이다 보다 못한 하숙집 깨곰보 셋째 딸이 몽둥이로 세숫대야를 치며 잠에 빠진 하숙생들을 수돗가로 모여들게 한다 바쁜 건 알겠는데 한번 봐주자는 것 잠도 좋지만 문화생활도 좀 하자는 것 허구한 날 소리 지르는 저 미친놈 박수 한번 쳐주자는 것 인상을 쓰며 쪽문을 열던 김 씨가 하품을 하며 쭈구려 앉는다 두 번째 건너뛰고 네 번째 쪽문이 열린다. 쪼르륵 셋째 딸까지 네 명 졸고 있는 이도 있지만 분명, 관객의 대열이 맞다 이 얼마나 피눈물 나게 감사한 일이냐 푸닥거리가, 어느 휴일 낮 전국노래자랑 채널도 꺼버린 저 후미진 달동네의 이벤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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