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라는 생물에 대하여
사회라는 생물에 대하여
떡볶이 먹고 장난치며 지내던 친구들이 고2 여름방학이 지나자 감쪽같이 사라졌다. 어느날 운동장엔 나 혼자 남아 있을 때도 있었는데 그때 보았던 서늘한 석양을 잊을 수 없다. 친구들이 다시 나타난 건 대학 합격자 발표 이후였다. 누구는 명문대에 붙고,누구는 학교가 지방에 있어 기숙사로 가는 애, 공장으로 간다는 애, 학원 종합반으로 가는 애도 있었다. 앞으로 우리가 상상 못할 사회가 시작되고 있었다. 그 후로 수십 년 뒤, 공부만 하던 경철이가 검사가 되어 학교때 말썽 피우던 순만이를 잡으러 왔을 땐 모두 경악했다. 경철이는 법대로 하는거라고 했지만 박수치는 친구는 아무도 없었다.알고보니 그게 사회였다. 누군가 지갑을 열어 으시대듯 떡볶이값을 내는 것도 사회였고 장난치며 뛰놀다 누군가 먼저 귀가한 것도 사회였던 것이다. 그때부터 우린 사회를 배우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 주변에 갑질은 없어야 하는 것 아닌가. 정말 그런 사회가 있다는 것인가. 이런 순진한 생각도 지구상에 산다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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