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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CSON님의 느리게 걷는 여행 품평(펌)
보라색의 잎사귀 아래에 있는 하늘색 바탕의 벽, 그리고 그 옆에 있는 하얀 색의 창틀, 그리고 그 창틀 속에 있는 보라색 창. 색깔이 서로 맞지 않은 듯 하면서도 묘한 긴장감을 주면서 편안한 느낌을 주는 앨범 자켓이다. 미적인 느낌이 물씬 풍기면서도 제목인 ‘느리게 걷는 여행’이란 The Daydream의 앨범은 묘하게도 우리들에게 안식을 전해주고 있다. 그래서일까? 연주음들의 노래 하나하나는 편안하고 사색의 시간을 만든다. 피아노는 정말 마법을 지닌 악기다. 흥분과 열정이 가득한 가락을 전달해주면서도 어느덧 풍요로운 가을 속에선 시간을 갑자기 멈춰 세운 듯, 빠른 시간의 달리기를 멈추게 만든다. 첫 번째 시작곡인 [바다와 D장조]는 사색의 시공간 속에 멈추어 버린 어느 인간의 사색이 느껴진다. 편안한 피아노 연주 속에서 어디선가 파도 치는 소리가 들려오는 것만 같고, 현재의 우리들의 지금까지의 면을 조용히 볼 수 있는 시간을 남겨준 것만 같다. [Love], 아마 가장 직설적인 노래 제목일 것만 같다. 우린 수많이 반복되는 이미지 속에서 사랑이란 제목이나 유사한 것들을 접했을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유치할 것 같지만 가장 세련된 표현인 사랑은 그래서 질릴 수가 없는 것이다. 천천히 펼쳐지는 애절함과 유연함이 묻어있는 이 곡은 가을이란 시간 속에서 이성을 느끼게 만드는 곳이다. 그리고 아름답다. [평화의 숲으로 가자]는 장중하다. 우리 인간의 염원인 평화는 아직 멀리 있지만, 그래도 포기할 수 없는 우리들의 이상향이다. 인간의 탐욕이 빚어낸 슬픈 것들의 안티테제인 평화는 행복의 또 다른 표현일 것이다. 피아노는 아주 천천히 우리들의 평화로의 여정을 이미지화한다. 편안함과 유연함, 그리고 긍정적인 마음 이 모든 것들이 한 곡의 음악 속에 표현되면서 아마도, 좀 더 여유 있는 긍정적인 마음만이 평화의 그곳으로 갈 수 있다고 조용히 소근거리는 것만 같다. [Again], 아마도 다시라는 표현은 우리 주변에서 넘치지만 다시 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우린 경험을 통해 느끼곤 한다. 다시 그 시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하는 망상과 염원 그 중간에서 우린 again을 외치곤 한다. 그래서 again은 이상에 대한 염원이다. 그리고 미래를 위한 도전이기도 하다. 다시가 없다면 우릴 미래를, 그리고 희망을 가질 수 없기에. 피아노의 선율은 언제나 들어도 아름답다. 그러나 그 속에서 긍정적인 힘이 표현된다면 우린 사색의 시간 속에서 가장 소중한 것들을 꿈꾸고 희망을 찾을 수 있다. 느리게 걷도록 권유하는 이 음반 속에서 우린 여유를 갖고 우리의 마음을 정리하며, 좀 더 가치 있는 시간을 얻을 수 있다. 아마 그런 점에서 이 앨범의 제안을 수락해야만 할 것 같고 그러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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